일본 (100828~100830)2010. 9. 5. 17:22

후쿠오카 여행기 (Trip to Fukuoka) 3부 (8/30)

 

여행 마지막 날인 3일째... 이날은 저녁 8시까지는 공항에 가야했기에,  원거리 여행은 좀 어려운 상황이었다.

고민고민을 했지만 마땅한 여행 코스를 찾지 못하고, 결국 후쿠오카 시내, 특히 숙소가 있는 텐진 근처를 돌아다니는 계획으로 동기 한명과 길을 떠났다. (한명은 여전히 파칭코에만 빠져있는 중...)

 

파르코 빌리지 뱅가드

빌리지 뱅가드 전경

다시 득템! 이번엔 루피 열쇠고리!

 

여전히 전날과 같이 후다닥 식사를 마친 뒤, 텐진역 쪽으로 걸어가서 미츠코시 백화점, 파르코 등을 돌아보았다. 미츠코시는 우리나라 신세계 정도 수준의 백화점으로... GAP 매장 하나 말고는 죄다 명품뿐이었고, 우리 취향과는 조금 다른 곳이었다. (가이드에 따르면 맞은편의 다이마루 백화점도 마찬가지)

 

정말 재미없다고 생각하던 중에, 파르코 위층에 올라가서 비로소 내 취향에 걸맞는 빌리지 뱅가드라는 샵을 발견하였다. 이곳에는 각종 애니 제품, 아이디어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재미있어서 한 30분 정도 이 매장에서만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냈다.

 

전날 루피 뱃지를 샀었는데, 이곳에서는 마침 루피 열쇠고리가 마음에 들어서 하나 구매를 하였다. 나중에 로프트 등지에서도 같은 열쇠고리를 팔았는데, 모두 동일한 정가에 판매되고 있었다.

 

솔라리아 스테이지

별다방 망고 푸라푸치노

 

한참을 더 돌아다니다가 솔라리아 스테이지 맞은편의 스타벅스에 가서 망고 푸라푸치노를 먹었다. 한국에는 없던 메뉴 같은데... (잘은 모르지만) 맛은 진해서 망고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꼭 먹어줘야 할 아이템 같았다.

 

츠기시 센세 1호점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속에는 일본에 온 이상 모스버거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역시 일본인 스시가 대세인지라 동기가 가이드를 보고 안내한 츠키지 센세(?) 초밥집을 찾았다. 거리는 텐진역에서 도보 15분 정도로 가깝지는 않았지만... 막상 1호점 앞에 가니 문이 닫혀있었는데, 바로 맞은 편에 2호점이 열고 있어서 들어가서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가이드와 다르게 사람도 없고, 가이드에서 말한 점심특선 메뉴도 없다는 말에 1,100엔 정도 하는 다른 메뉴를 시켜 먹었다. 맛은 전날 100엔 초밥집과 비슷한 정도... 그래도 1.5인분 정도 양에 배는 불러서, 맛보다는 양에 만족하면서 가게를 나왔다.

 

랭킹랭퀸

랭킹랭퀸 순위표

 

식사 후 찾아간 곳은 로프트였다. 로프트는 이마트와 다이소를 합친 느낌의 생활용품 체인이었는데, 부피때문에 가져가기가 그래서 그렇지 살만한 물건은 꽤 많았다. (특히 식기구) 적당히 돌아다니다가 텐진 지하상가를 들어갔는데, 확실히 길고 잘 구성되어 있었다. 지하상가가 지상 3~4블럭은 될 정도로 길게 이어져 있었는데 그 중에 찾아간 곳이 많이들 알고 있는 랭킹랭퀸이었다. 처음엔 남성용품도 많이 파는 가게인줄 알고, 흥미를 갔고 갔었는데 가보니 안에는 여자들밖에 없고 밖에 비치된 상품도 모두 여성용 제품 일색이었다. 컨셉은 올리브영처럼 여성용 잡화 전문점? 하여간 남자가 방문할 곳은 아닌 듯 싶었다.

 

오덕의 성지! 만다라케!

 

지하상가에 다소 실망한 뒤 찾아간 곳이 텐진역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만다라케라는 오타쿠(?)용 백화점이었는데 5층 건물 내에 옛날 게임소프트부터 각종 피규어와 만화책이 가득 차 있었다. 한국사람도 꽤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예전 패미콤 소프트가 불과 몇백엔에 판매되는 것이 인상깊었다. 패미콤이 83년 출시되었으니, 이제 거의 골동품 취급을 받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가격은 똥값(?) 이었다. 예전 패미콤 다 버려둔게 그렇게 아까운게 아니라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었고... 아무튼 위층으로 올라가면 각종 동인지와 피규어 들이 가득했는데, 전날 뽑아보려고 무지하게 노력했던 토로인형이 중고로 1천엔 좀 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렇다... 여기는 중고 피규어를 많이 파는데 가격이 정말 저렴했다. 특히 과거 드래곤볼 캐릭터 들은 거의 처분 수준이다.

 

케널시티 점프샵

 

만다라케를 나온 뒤에 찾아갈 곳이 애매해서 같이 고민하다가, 결국 지난번 식사는 했지만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케널시티로 다시 향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날씨도 어둡고, 비가 많이 와서 흥은 좀 떨어졌지만... 케널시티 안에서는 1시간 정도 둘러보았는데 바쁘게 각종 의류매장과 오락실 등을 전전했다. 특히 동경 오다이바에도 있는 점프샵이 인상깊었는데 아쉽게도 매장은 좀 작고, 원피스 캐릭터 위주로 대부분의 코너가 꾸며져 있어 나루토 팬인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

 

이렇게 케널시티까지 마치고 폭우속에 텐진역의 파칭코로 돌아오고 나니, 파칭코를 땡기던 동기는 눈이 튀어나올 정도의 엄청난 구슬을 우리에게 보여주면서 흐믓한 미소를 만면에 가득 담고 있었다. 사실 전날까지 수백만원을 잃고 휘청거리던 인간인데... 그걸 다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로 한방에 벌어들이니 운빨하나는 타고난 인물이었다.

 

그래서 다행히도, 저녁은 호텔에서 나름 비싼 카레로 먹을 수 있었는데... 흠... 일본 카레치고는 너무 진해서 개인적으로 좀 묽은 코코이치방같은 카레집이 더 맞았다. (차라리 모스버거를 먹지...) 이래저래 저녁도 먹고 옆 카페에서 커피까지 마신 후에 유유히 공항에 택시를 타고 떠났다. (1부에서 언급했지만 택시비는 불과 2,000엔 정도...)

 

공항은 특별히 할게 많지 않은데다가 수속도 엄청 빨라서 (기본적으로 사람이 별로 없었다) 조용히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며 남은 시간을 때웠다.

 

전체적으로 이번 여행은, 주말 여행 치고는 나름 기억에 남는... 적당히 비싼... 찌든 삶에 시기적절한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다.

Posted by 키덜트의 마왕